
포스터, 개인
448:240712:독서감상문, 영화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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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수의 영화도둑일기. 다녀오면 머릿속에 노란 인상이 흐릿하게 비치는, 서촌의 더북소사이어티에서 집어 온 책. 눈 마주치고, 손 닿는 책들의 서문을 읽었고 한 번도 얘기해 본 적은 없지만 무척이나 친숙한 분위기의 책. 펼친 자리에서 책은 끝나버렸다. 안에서 언급된 고전영화를 한 번 둘러보기로 했다. 네이버. 네이버는 좋아하지 않지만 네이버에서 둥지를 튼 채널을 찾아야 했다. 한글자막 직접제작 고전영화관. 어떤 영화를 보면 좋을지 몰랐다. 인기순으로 동영상을 내림차순 정렬, 이름이 매력적인 영화를 찾았다. 우연히 나는 아름다움의 섬광을 보았다. 영화는 5시간이 조금 안 되는 길이. 하루에 30분을 영화 보는 데에 사용했다. 요나스 메카스, 1922년생. 이런 할아버지가 있다면 어떨까. 그의 고통에 관한, 사랑에 관한, 여름에 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있다. 고백하자면 영화는 중간까지 밖에 보지 않았다. 강렬한 것은 여름. 그가 6월 26일을 이야기했다. 나도 6월 26일이었다. 그리고 뉴욕의 습한 여름에 관한 독백. 커다란 창문을 열고 흰 커튼이 흩날리는 습한 뉴욕의 여름을 무엇보다 좋아한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서울 어딘가의 옥탑방에서 종일 틀어놓은 에어컨 아래. 그의 모습이 잘 지내는 것 같아 닮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