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2주전 네덜란드에 다녀왔습니다.
3년전 그래픽 워크샵에서 처음 카럴 마르턴스를 발견했습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끌림으로 하염없이 보다보니, 네덜란드에서 아티스트 토크가 진행될거라는 소식이 날아왔습니다.
직접 누군가를 대면하면 텍스트 저편의 정보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솟아나고 사라지는 고민들에 대해,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통해 실마리를 얻고자 하는 것은 썩 괜찮은 방황입니다. 속상한 일 중 하나가 스티브 잡스를 직접 보지 못한 것인 저는 떠나기로 했습니다.
네덜란드에서는 멋진 날씨, 여유로운 주말, 평화로운 동네를 누볐습니다. 저건 곰아닌가 싶은 개들을 산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루에 한 번씩 큰 개와 산책하는 상상을 했습니다. 상상속에서 금방 나이를 먹어갔습니다.
대중교통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자전거를 보았습니다. 구글 지도는 언제나 자전거가 더 빠르다고 말해주었지만 그냥 걸어다녔습니다. 시간을 절약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시간을 적재적소에 낭비해야 했습니다.
36시간의 기다림이 지나고 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입구에서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그를 보며 사랑받는 사람이기전에, 사랑을 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티스트 토크는 네덜란드어로 진행되었습니다. 그가 준비한 200개의 슬라이드를 함께보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는 참여형 행사였습니다. 행사내내 즐거운 농담이 오고갔습니다. 꽤자주 사람들이 웃었고 옆자리에 계신분이 무표정으로 눈만 깜빡이는 저를 신기하게 보았습니다.
네덜란드에 다녀온 이후, 사진을 정리하며 아카이빙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삶에 대해 체념하기를 경계하는 저에게 아카이빙은, 더 멋진 내일이 있을 수 있으니 계속해서 고민해봐도 좋겠다는 물증입니다. PDF와 녹음 파일이—PDF를 보는 동안 잠깐 틀어봐도 좋을 것 입니다— 고민을 안고지내는 다른 친구들에게 연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꿈꾼다면 조금 괜찮아질 것입니다.
카럴 마르턴스에게(To Karel Martens)_펼침면(Spread).pdf
카럴 마르턴스에게(To Karel Martens)_단면(Single Page).pdf
카럴 마르턴스 아티스트 토크 녹음(Karel Martens Artist Talk Recording).m4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