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포스터에 대한 정보, 그리고 정보의 양에 따라서 들쭉날쭉해지는 다양한 모습의 텍스트 프레임이 모여있는 모습은 지층의 단면처럼 보였습니다. 이런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것도, 기꺼이 참여하는 마음도, 클라이언트와 디자이너와 인쇄소까지도 모두 시간과 노력이 성실하게 축적되어온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포스터 너머로 즐거움이 느껴져서 마냥 부럽습니다.
.
부러운 마음에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포스터 100개 분량의 정보를 옮겨적는데에는 4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직접 적다보니 알게되는 이름들이 있습니다. 반복해서 나오는 이름들을 따라 들어가면 무척이나 즐거워 보이는 웹사이트나 인스타그램 계정을 발견하고는 합니다.
.
길가의 꽃 옆에 나무 옆에 나란히 색이 예쁘네 정도의 정보를 전달할 만큼 숨어있는 포스터를 만들자. 글자가 인상 뒤에 숨기를 바랍니다. 거리의 글자들이 피곤하게 느껴지기도 해서요.